고례(古禮)의 혼례(婚禮)

혼례(昏禮)의 의미

옛날에는 남자와 여자가 짝을 지어 부부가 되는 일은 양(陽)과 음(陰)이 만나는 것이므로 그 의식의 시간도 양인 낮과 음인 밤이 만날 때인 저무는 시간에 거행했기에 저물 昏자를 써서 昏禮라 했다.

혼인과 결혼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는 것을 혼인(婚姻)이라 한다. 혼(婚)은 남자가 장가든다는 뜻이고, 인(姻)은 여자가 시집간다는 뜻이므로 혼인은 남자가 장가들고 여자가 시집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헌법이나 민법에서는 혼인이라 한다. 결혼은 남자가 장가든다는 뜻만 있어 남존여비(男尊女卑) 사회에서 쓰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혼이란 말 대신 혼인이라 말해야겠다.

혼인의 정신

혼인예식에는 두 가지의 정신이 구현되어있다.

• ① 삼서정신(三誓精神)
  • ㉠ 서 부모(誓 父母) - 자기를 존재하게 하신 조상과 부모에게 서약
  • ㉡ 서 천지(誓 天地) - 초능력자이며 양(陽)과 음(陰)의 기본인 천지신명께 서약
  • ㉢ 서 배우(誓 配偶) - 서로 부부가 되는 배우자에게 서약
• ② 평등정신(平等精神)
  • 혼인이란 남자와 여자가 몸을 합치는데 참뜻이 있다. 남녀가 몸을 합쳐 부부가 되면 남편이 높으면 아내가 높고, 남편이 낮으면 아내도 낮다(婚姻則 男女合體之義, 男女合體則 男尊則 女尊 男卑則 女卑) 고 했다. 혼인 전에는 신분(身分)이나 나이에 차별이 있더라도 부부가 되면 평등한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는 존대말을 쓰고 절하는 것이다.

전통혼례 절차

우리는 "육례를 갖춘다" 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우리의 전통관습에 의한 혼인절차가 육례로 되었기 때문이다.

• - 혼담 : 신랑 집에서 청혼하여 신부 집에서 허혼하는 절차
• - 납채 : 신랑이 생년월일을 적은 사주를 신부 집에 보내며 연길(택일)을 청하는 절차
• - 납기 : 신부 집에서 혼례 하는 날을 택일해 신랑 집에 보내는 절차
• - 납폐 : 신랑 집에서 신부 집에 예물을 보내는 절차
• - 대례 :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혼례를 행하는 절차
• - 우귀 : 신부가 신랑을 따라 시댁으로 들어가는 절차

납폐

납폐란?

여자 측에 예물을 보내는 절차이다. 예서(禮書)에 "선비는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여자선비(女士)인 규수가 움직이게 하려면 예물을 올려야 한다" 고 했다. 요 사이 "함을 판다" 면서 시끄럽게 하는 폐풍이 있는데 납폐의 참뜻을 몰라서라 하겠다.

납폐의 준비

• ① 납폐그릇인 함에 넣는 예물은 신부의 옷감으로 하는데, 그것을 채단(綵緞)이라 한다. 채단은 청단과 홍단으로 하는데 조선시대 예법의 기준이였던 "사례편람"에 따르면 "많아도 10끝을 넘지 않고 적어도 2끝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
• ② 채단의 포장은 청단은 홍색종이로 싸고, 홍단은 청색종이로 싸서 각각 중간을 청홍실로 나비매듭을 한다.(동심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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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 함안에 흰종이를 깔고 청단과 홍단을 넣은 다음 흰종이로 덮고 그위에 납페의 종류와 수량을 적은 물목기(物目記)를 적어서 놓는다.
• ④ 함은 청홍겹보로 싸는데 홍색이 밖으로 나오게 하고 매듭에는 謹封이라 쓴 봉함지를 끼운다.
• ⑤ 무명 1필로 멜끈을 만들어 끼운다.

오곡주머니

물목기

납폐서. 혼서(納幣書. 婚書)

• ① 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혼서지라 할 수 있다. 혼서지는 귀하게 키운 딸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신랑아버지 측 집안의 제일 높은 어른이 직접 쓴 편지로 귀밑풀이 본처만이 시아버지께 직접 받을 수 있었다.
• ② 납폐서(혼서)는 두꺼운 종이에 붓으로 써서 봉투에 넣는데, 봉투는 아래, 위를 틔우고 상. 중. 하 세 곳에 "謹封" 이라 쓴 봉함지를 끼운다.
• ③ 납폐서 봉투를 청홍겹보로 홍색이 밖으로 나오게 싸고 다시 검은 보로 싸거나 상자에 넣어 검은 보로 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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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측 고우사당

조상에게 아뢴다. 절차와 차림은 납채 때와 같다. 다만 소탁위에 납폐함을 올려놓으며 축문의 내용이 다르다.

납폐의식(納幣儀式)

• ① 남자 측에서는 예절을 아는 친척 중에서 집사(執事)가 되어 납폐서를 받들고 다른 한 사람이 함부(函夫)가 되어 함을 진다.
• ② 남자 측의 어른에게서 납폐의식에 대한 교훈을 받고, 절하고 떠난다.
• ③ 여자 측에서는 납폐 받을 장소를 꾸미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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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④ 여자 측에서는 대문을 열어놓고 집사가 문 앞 동쪽에 서서 기다린다.
• ⑤ 남자 측에서 도착하면 안으로 인도해 정한 자리에 선다.
• ⑥ 서쪽의 남자 측 집사가 동쪽의 여자 측 집사에게 납폐서를 두 손으로 준다.
• ⑦ 여자 측 집사가 두 손으로 받아 상자를 열고(보자기를 풀고) 납폐서를 여자 측 어른에게 받들어 올린다.
• ⑧ 여자 측 어른이 납폐서를 읽어 확인하고, 다시 여자 측 집사에게 납폐서를 주면 집사가 원래와 같이 싼다.
• ⑨ 여자 측 어른이 선언한다. "오시느라 수고했습니다. 이제 납폐를 받겠습니다."
• ⑩ 여자 측 집사가 서쪽으로 옮겨 함부의 남쪽에 서고, 함부는 돌아선다.
• ⑪ 양측 집사가 협력해 함을 봉채(奉綵) 떡시루위에 올려 놓는다.
• ⑫ 양측 집사와 함부는 상의 남쪽으로 옮겨 선다.
• ⑬ 여자 측 어른이 동쪽의 자리 위로 옮겨 서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 ⑭ 여자 측 집사는 남자 측 집사와 함부를 다른방으로 인도해 대접한다.
• ⑮ 함을 안방으로 옮겨 여자의 어머니가 함을 열고, 손을 넣어 채단을 꺼낸다.(이때 홍단이 나오면 첫아들, 청단이 나오면 첫딸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

봉치떡의 의미

※ 인륜지 대사 혼례 우리 선조님들의 지혜를 헤아려 봅니다.